2020년 마지막 책으로 선택한 <코스모스>
이 책을 읽은 소감을 어찌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올라오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은 인류의 저작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의 하나로 올려도 손색이 없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밤하늘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 막연히 천문학자가 되는 꿈을 가졌었습니다. 물론 문과에 진학하고 회사원이 되면서 저의 꿈을 이루지는 못하였지만, 가끔씩 스텔라리움을 돌려보며 밤하늘의 별자리를 살펴보곤 합니다. 미국에 살았을 때는 모뉴먼트 밸리에서 인생 처음으로 은하수를 보았는데요. 그때의 감동은 평생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랜드 캐년에서는 천체 망원경으로 토성의 고리도 보았고 태양의 흑점도 관찰했습니다.
칼 세이건 교수는 우크라이나 이민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시카고 대학교에서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후 스탠퍼드 대학교, 하버드 대학교,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 등에서 교수를 역임하여 NASA의 자문위원으로서 보이저, 바이킹 등 무인 우주 탐사계획에 참여했습니다. 저자의 가장 큰 업적은 무엇보다 책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된 <코스모스>를 통해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점입니다.
<코스모스>는 단순히 우주에 관한 책이 아닙니다. 인류의 역사, 철학, 문화 등 모든 분야가 망라되어 있는 백과사전 같은 서적입니다. 책의 큰 줄거리는 물론 우주와 생명 진화의 역사입니다. 우주의 역사는 빅뱅(대폭발), 은하와 별의 탄생, 핵융합을 통한 무거운 원소의 합성, 초신성 폭발, 성간 물질 중 금속 함량의 증가, 암흑 성간운의 중력 수축, 회전 원반체의 출현과 중력 불안정, 미행성의 형성과 지구형 행성의 성장, 지구 생명의 탄생, 과학 기술문명의 진화로 연결되는 수십억 년에 이르는 장편 드라마입니다.
고대 이오니아 인들은 우주를 포함한 자연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게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고 불렀습니다.
저자 칼 세이건 교수는 단순히 우주의 현상만 설명하지 않습니다. 인류의 역사에 있어 위대한 족적을 남긴 과학들의 도전과 노력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과학은 인간의 자유로운 탐구 정신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했으며 자유로운 탐구가 곧 과학의 목적입니다. 정치와 종교는 인간의 사고를 억압할 수 있지만, 과학은 누구에게나 열린 마음으로 철저한 실험에 의해 혁신적인 사고를 고양해 왔습니다. 과학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제안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기 위하여 실험하고 관찰합니다.
과학에는 두 가지 절대 불변의 법칙이 있습니다.
1. 신성불가침의 절대 진리는 없다.
2. 사실과 일치않는 주장은 무조건 버리거나 일치하도록 수정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분명하다고 생각됐던 것이 거짓으로 판명될 때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 확고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우주를 연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넓고 큰 문제입니다.
물체가 떨어지는 일은 태초부터 있었고 달이 지구 둘레는 돈다는 사실은 까마득한 옛적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 현상이 같은 힘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뉴턴이었죠. 이게 바로 '만유인력의 법칙'입니다. 뉴턴의 중력 법칙은 우주 어디에서나 성립하는 범우주적 성격의 보편 법칙입니다.
칼 세이건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우리의 아름답고 푸른 행성 지구는 인규가 아는 유일한 삶의 보금자리입니다. 금성은 너무 덥고 화성은 너무 춥지만 지구의 기후는 적당합니다. 다만, 인류는 자기 파멸을 초래할 수 있는 핵 개발과 환경 파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칼 세이건 교수는 우려합니다.
1970년대에 발사된 보이저 1호와 2호는 지금 태양계를 벗어나 미지의 우주를 계속 탐험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지속되는 탐험과 발견이야말로 인류사를 특정지은 인간의 가장 뚜렷한 속성입니다. 보이저 1, 2호를 계획한 과학자들이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자전과 공전 경로뿐만 아니라 그들의 위성까지 근접 촬영이 가능하도록 경로를 설계했다는데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가 구글 검색을 통해 볼 수 있는 목성과 토성의 사진들은 모두 보이저호가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그럼, 어떻게 태양계 먼 곳에서 촬영된 영상이 우리 지구에까지 전송될 수 있을까요? 보이저 호 내부의 컴퓨터가 태양 빛의 반사 덕분에 촬영한 각 행성과 위성의 사진 이미지를 숫자 신호로 변환한 다음, 10억 km 떨어진 지상의 전파 망원경으로 송출합니다. 그 신호를 수신하는 지상 전파 망원경은 캘리포니아의 모하비 사막, 스페인, 호주에 각 1대씩 있다고 합니다. 1979년 7월 9일 아침 시간에 목성과 유로파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망원경은 호주에 있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 망원경이 받은 전파 신호를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통신 위성으로 보내고, 통신 위성은 그 신호를 미국으로 보냅니다. 이 신호는 다시 시장에 설치된 중계탑들을 통해 캘리포니아에 있는 제트 추진 연구소로 보내고, 이 연구소에서 숫자 신호를 영상 이미지로 변환시킵니다.
태양의 역사도 유한합니다. 앞으로 50~60억년 후에는 태양의 중앙부에 있던 수소가 모두 헬륨을 변하게 되므로 중심핵 부분에서 핵융합 반응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습니다. 반응에 쓰일 연료 물질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평생에 걸쳐 10번 이상 반복해서 읽고 싶은 책입니다. 다시 읽을 날을 기다리며, 칼 세이건 교수님의 말씀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인류는 우주 한구석에 박힌 미물이었으나 이제 스스로를 인식할 줄 아는 존재로 성장했다. 우주의 한 구석인 지구에서 시간의 흐름을 거슬로 올라갈 줄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종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해야 하며, 지구에게 충성해야 한다. 아니면, 그 누가 우리의 지구를 대변할 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생존은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규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인류의 미래에 공헌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신의 아이를 자주 껴안아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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