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요즘 시장에 대한 단상 (feat. 삼성전자, 테슬라)

100 BAGGERS 2020. 12.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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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주님들~

요즘 시장을 보며 드는 몇 가지 생각들을 그냥 적어 봅니다.

 

1. 코스피 3,000 간대. 정말?

 

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성 해소와 예상치 못한 백신의 조기 개발 소식에 연일 불기둥을 세우고 있는 증시. 특히, 이번 상승장은 외국인에 의한 대형주 위주의 상승이라 중소형주 위주로 갖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소외감이 큽니다. 현재 시장은 외국인 수급과 개인의 대기 매수 수요가 너무 강력해서 관성적으로 더 갈 것 같습니다. 물론 단기 급등에 따른 이격 축소는 필요해 보입니다.

 

 

항상 지나고 나면 생각이 들지만, 증시가 지지부진해서 옆으로 기어갈 때가 좋은 매수 기회였습니다.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적립식으로 매수할 수 있는 기회였지요. 

 

투자하면서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본능에 역행하는 투자'입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했던 8월달, 나스닥이 급락했던 9월,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고조되었던 10월, 모두 최고의 매수 기회였습니다. 본능에 역행하는 투자를 해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도 이미 끝난 일이고, 엄청난 유동성에, 정부의 부양 정책에, 경기 회복은 바로 눈 앞의 일로 보이죠. 요즘 이런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코스피 3,000 간다는데, 뭐 사야 할까요?" 우리의 본능은 하루 빨리 '신용미수 몰빵 풀 매수'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조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현금을 모두 쏟아부어 가며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단기 과열이 식혀지는 자리를 기다리는 게 좋습니다. 우리는 하루 이틀 투자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생을 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초초하면 집니다. 돈을 잃지 않고 기다리고 있으면, Hot Deal은 아니더라도 Good Deal 기회는 언제든지 뜹니다. 


2. 왜 삼성전자인가?

 

삼성전자가 왜 글로벌 초일류 기업입니까? 반도체 세계 1위라서?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환상의 제품 조합 때문에? 국내 시총 1위라서?

 

모두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입니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초로 2017년 10월에 잉여현금흐름 기준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회사입니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잉여현금흐름의 50%를 환원하겠다는 건데요. 제가 알기로 이런 주주환원 정책은 국내 최초입니다. Free Cash Flow 기반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회사는 국내에서 삼성전자 밖에 없습니다. (혹시 또 있으면 알려주세요)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을 차감한 금액으로, 기업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현금을 의미합니다. 발생주의 회계에서 매출과 비용을 여러 기간에 배분하는 과정에서 자의적인 결정이 들어가게 되고 회계처리 방법에 따라 이익이 왜곡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가치 분석에서는 이익보다는 기업이 실제 창출해낼 수 있는 현금흐름이 더 중요합니다. 

 

그동안 '위대한 기업'이었지만 '좋은 주식'은 아니었던 삼성전자가 이번에 드디어 '좋은 주식'이 되었습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은 주변 환경이고요, 근본적인 원인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 때문입니다. 이번에 발표된 2022~2025년 주주환원 정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주주 님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저희 아이들 포트에서도 '삼성전자우'가 7% 비중으로 가장 높고 현재까지 수익률은 약 40%입니다. 

 

 


 

3. 내게 '신 포도'가 되어버린 테슬라

 

한 해 투자 농사를 마무리 하는 12월. 동학 개미는 삼성전자를 가진 자와 안 가진 자, 서학 개미는 테슬라는 가진 자와 안 가진 자로 나뉩니다. 

 

주변에 테슬라에 몰빵한 사람들 많습니다. 사회 초년생들도 몇 백만 원은 기본이고요, 투자 경험이 좀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10만 불 이상씩 들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30~40만 불어치나 들고 있네요.

 

 

저는 올해 3월 폭락장에서 엄청난 평가손실에 놀라서 비교적 큰 금액을 손절매를 한 후, 절치부심하여 공격적인 투자로 현재까지 손절매 금액의 3배 이상을 이익 실현했습니다. 물론 운도 많이 따랐죠. 그런데, 테슬라를 잡지 못했습니다. 시장의 기준이 아닌 제 기준으로만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가 단순한 전기차 기업이 아니라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하는 플랫폼 기업이라는 밸류에이션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9월에 기회가 왔을 때도 정말 소량만 매수했습니다. 테슬라의 수익률은 50%도 넘지만, 전체 포트 중 비중은 0.5%도 되지 않습니다. 

 

저도 올해 투자 성과가 꽤 좋은 편이지만, 테슬라를 많이 들고 있지 못해 배 아픕니다. 사람들은 항상 자기가 가진 것보다 남이 가진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테슬라를 통해서 배웁니다. 비교하지 말자! 나도 올해 농사 매우 잘 지었다! 비교는 불행의 시작입니다. 투자도 행복하자고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4. 올해의 독서 목표 100권은?

 

요즘 블로그 글을 구상하고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러다 보니 독서 시간도 좀 줄었는데요. 올해 목표로 한 100권까지 이제 8권 남았습니다. 코로나로 연말 모임도 모두 취소되었으니, 주어진 시간에 차분히 독서를 해야겠습니다. 올해 마지막 책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로 정했습니다.

 

지구 돋이 : 달에서 본 지구의 모습

 

우주에서 바라보면 지구의 모습은 저렇게 작은 데, 우리는 너무 사소한 일들과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요즘 내년에 읽을 책 100권 리스트를 작성 중입니다. 이웃님들, 읽으신 책 중에 추천하시고 싶은 책이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그럼,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주도 행복한 투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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